세월이 참 빠르죠?
내일이면(오늘이 6월12일이니..) 우리가 호주 브리스번 공항에 도착한 지 딱 2년이 되는 날이랍니다. 2년전 그 날을 생각하면...
공항에서 렌트한 타라고에 한 짐을 싣고 운전석이 한국과 반대인 지라 한껏 조심하며 미리 렌트해놓은 집으로 운전해 가던 남편, 그 옆에서 지도보며 잔소리 해 대던 제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ㅋㅋㅋ
새벽에 도착해서 하루종일 미리 주문 해둔 새차도 찾고 냉장고도 사고 암튼 무지 긴장하고 불안해 하며 시작한 이민 생활이었지요.오자마자 겨울이라 밤에는 추워 식구 넷이 한방에 전기장판 깔고 자던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이민을 와서 제일 걱정했던 것이 아이들 학교생활(학업,영어 문제, 친구관계 등) 이었는데 2년이 지난 현재..아주 잘 적응하고 있어 보입니다. 여전히 '영어'는 아이들 발목을 잡고 있지만 평생 풀어갈 문제라고 여기고 서두르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애기 하지요.친구문제도 큰아이의 경우 처음 학교에 워낙 한국아이들이 없는(같은 학년에 3명) 곳이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 옮긴 학교에는 한국아이들과 동양인이 많아 친구 사귀기는 더 좋은 것 같아요.
그 다음이 물론 경제적인 것인데.. 남편은 오기전에 용접으로 기술과 경험을 쌓아 왔고 여기 와서 1년 동안 이론 실기를 pass해서 1st Welder Certicate를 받았지요. 하지만 그사이 호주 경제도 안좋아져서 일자리도 많이 줄었고, 남편도 딱히 그 일을 하기 원치 않아서 결국 그 job으로 돈 벌 계획은 취소하기로 했답니다. 울 남편은 다시 한국에서 하던 일을 하기 시작했네요. (*^^*) 그렇게 싫다더만 ㅋㅋㅋ
이젠 제가 사는 이 동네가 손바닥에 있는 듯 훤하고 필요한 건 어디 있는 지도 다 알고..별로 불편한 것이 없습니다. 어떤 날엔 한국에서 사는 듯 착각을 할 정도로...
변했다면.. 한국에서와 달리 가족끼리 대화가 참 많아 졌답니다.
아이들도, 남편도 여유가 있고 시간이 많으니 학교에서 다루는 주제나 한국문제, 호주 현안에 대해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갖게 되었어요. 특히 남편은 아이들이나 집안 문제에 약간 뒷전이었는데 여기서는 모두 함꼐 참여하니 그 부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 집니다.
제 경우 한국에서는 너무 쉽게 다양한 식당들이 있어 외식도 많이 하고 사먹는 게 많았는데 여기서는 빵부터 반찬, 중국요리등 예전엔 감히 만들지 않던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이게 되었답니다. 도시락도 싸고 말이죠. 해먹이는 제 입장에서는 가족 건강을 위해서 너무 뿌듯하구요. 아이들이나 애들 아빠는 또 제게 항상 고마워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덕분에 가계도 절약되구요.
아이들에게 물었지요. 너희들은 어떠냐구.. 저희 애들은 커서 그런지 정말 구체적으로 차이를 구분해 내더라구요. 특히 큰아이는 주입식으로 하던 한국식 공부와 이곳의 수업내용에 대해 장, 단점을 명확히 알더라구요. 한국이 좋은 것도 있고 여기가 좋은 것도 있구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호주의 공부 방식이 자유롭고 폭넓고 스스로 하는 힘을 키우는 공부라고 자꾸자꾸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고..한국에서는 자꾸자꾸 마음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가족은 감히 지금 행복하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큰 욕심 안낼꺼구요. 가족 모두 건강하고 이렇게 이만큼만 감사하며 살려 합니다.
내일은 애들 데리고 거국적으로 외식을 하려고 합니다.케잌도 하나 구워 놓구요. 촛불 두 개를 켜놓아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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